2019. 03. 07. 목. 정방폭포. 늦은 포스팅.
약 두 달 전에 정방폭포에 갔었어요. 어느 날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방폭포에 가서 제주도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티비에서 정방폭포 보여주는데 너~무 예쁜 거예요 ㅋㅋㅋㅋ (제주도 바다 어디가 안이쁘겠어...ㅋㅋ) 보는 순간 아, 다음 휴무에 저기 꼭 간다!! 다짐했어요. 바로 다음 휴무는 아니었지만;; 얼마 후에 진짜 다녀왔어요.
사실 제주시로 오기 전에 서귀포에 살 때 정방폭포가 진짜 가까이에 있었는데 왜 그땐 몰랐을까요. 걸어서 25분? 정도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거든요 ㅠㅠ 가까웠다는 사실 조차 이번에 가면서 처음 알게 됐어요. 어쨌든 지금 제주시에 살고 있는 저는 버스를 타고 정방폭포까지 갔습니다! 한라병원 앞에서 타고 동문로터리 역에서 내려서 약 5분? 걸어서 들어갔아요. 정방폭포를 보려면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해야 해요. 저는 제주도 도민이라 무료로 들어갔어요! 도민이시라면 신분증 꼭 챙기세요!!
- 성인 : 2,000원
- 청소년, 어린이 : 1,000원
(입장 시간은 09:00 ~ 18:00인데 일몰 시간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해요.)
어디서 퍼온 이미지 같지 않나요? 제가 직접 찍은 정방폭포 사진이에요 ㅠㅠ 너무 이쁘지 않나요~ 이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진도 깨끗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아무리 봐도 신기한 투명한 제주도 바다...
정방폭포는 1995년 8월 26일 제주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되었다가 2008년 8월 8일 명승 제43호로 변경되었어요. 천지연 폭포, 천제연 폭포와 함께 제주 3대 폭포 중 하나입니다. 폭포수가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폭포라고 해요. 그러고 보니 진짜 신기하더라고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폭포는 산속 깊은 곳에 있는 계곡의 폭포인데 정방폭포는 폭포수가 떨어지면 바로 넓게 펼쳐져 있는 바다라니... 진짜 실제로 보면 생소해서 신기해요.
이렇게 몇 분이서 직접 잡은 해산물도 팔고 계셨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도 있더라고요.
+ 역사 알아가기
포스팅 첫 부분에서 말씀드렸듯이 티비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정방폭포를 보게 되었고 너무 예뻐서 방문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당시 제가 너무 끝부분에 틀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거의 못 들었어요. 대충 4.3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저는 그때, 왜 이 아름다운 정방폭포에서 4.3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까...? 궁금했었어요. 왠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포스팅을 위해 좀 더 알아보다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무지한 제가 부끄럽습니다...
먼저 4.3 사건이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합니다. 사실 이렇게 간단하게 요약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 한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선 많은 기초적인 역사적 지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역사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네요.
지식백과의 내용을 조금 가져와 보겠습니다.
1947년 3월 1일, 3.1절 28주년을 맞아 좌파 진영의 제주 민전(민주주의 민족전선의 약칭)이 도내의 곳곳에서 기념집회를 주최하였다. 제주 북 국민학교에서 기념식을 마친 군중은 시가행진을 하며 가두시위에 돌입하였고, 관덕정 앞 광장에서 구경하던 어린아이가 기마경찰이 탄 말에 차여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기마 경철이 그대로 가려고 하자 일부 군중이 돌멩이를 던지며 쫓아갔고, 이를 경찰서 습격으로 오인한 경찰이 군중에게 총을 발포하여 6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사건이 4.3의 발단이 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예요 ㅠㅠ 이 슬픈 4.3 사건과 정방폭포의 관련성을 알아보니 더 충격적인데요. 4.3 당시 정방폭포 인근에서 서귀포 주민 248명이 단기간에 학살을 당했다고 해요..
한 뉴스 인터뷰를 보니 어느 할아버지 분께서 아버지의 희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셨어요. 아무런 죄 없이 군경에게 끌려가 정방폭포 인근 감자 전분공장에 수용되었다가 11월 말 정방폭포 위에서 총살된 뒤 폭포수와 함께 밑으로 떨어졌다고... 앞서 11월 중순에는 수용소로 끌려간 남편을 면회하러 가던 중 어머니도 군경이 쏜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보름 간격으로 부모님을 모두 잃으셨으니 얼마나 마음 아픈 11월이실까... 이렇게 정방폭포 주변에서 희생당하신 분이 248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당시 인근에 살았던 마을 주민은 어린이, 여자 할 것 없이 무장 대도 아닌데 억울하게 끌려가서 죽창으로 처형됐고 어린애들도 부모 등에 업힌 채로 죽었다고 증언하셨어요. 또, 20년 전만 해도 물질하다 보면 폭포 앞 해초 사이로 뼈 같은 게 발견되곤 했다며 4.3 때 희생된 사람들의 유해일 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시는 해녀분도 계시다고 해요.
더 안타까운 건 대규모 학살이 이루어졌던, 수용소로 쓰였던 전분공장이 있었던 터에 지금은 진시황의 명령을 받고 불로초를 찾아 제주도를 방문했던 서복을 소개하는 서복전시관이 들어서 있고 그 주변엔 4.3의 비극을 설명하는
안내판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합니다 ㅠㅠ
안내판 조차 없다는 건 너무한 거 같아요. 부끄럽지만 저도 그랬고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직도 아름다운 정방폭포 앞에서 마냥 브이를 그리고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고요 ㅠㅠㅠㅠ 먼저 알고 갔다면 절대 그러지 못했을 거예요.
이제 알게 되었으니 다음에 정방폭포를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지한 저를 반성하며, 모든 4.3 희생자분들,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고 https://www.nocutnews.co.kr/news/51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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