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 음식

나의 추억 음료, 모구모구 포도맛 / 올리브영 모구모구, 나타데코코 젤리

by 유포리아아 2019. 5. 16.
반응형

올리브영에 갔다가 모구모구 포도맛을 1,000원에 팔고 있는 걸 보고 하나 냉큼 사 왔어요. 모구모구는 제게 어떤 일화를 떠오르게 하는 음료라 오늘은 그 일화를 이야기 해볼려고 해요 ㅎㅎ

 

일단, 모구모구 음료수 아세요? 저는 올리브영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올리브영도 매장마다 다르지만 보통 음료를 냉장 쇼케이스(?)에 진열해서 판매를 하고 있잖아요. 거기에 있는 음료수예요. 편의점에서도 보긴 했어요.

 

올리브영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지금도 같은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일할 때까진 스탭자소라고 해서 하루에 3,000원어치씩 간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었어요. 자소 찍을 때에는 할인가가 아닌 정상가로 치기 때문에

간식을 1,500원 이내에서 하나를 고르면 모구모구를 같이 먹을 수 있었죠. 모구모구가 1,500원이거든요 ㅎㅎ 이거 맞추기가 그렇게 힘들었어요... 고민 고민 ㅠㅠ 이걸 포기하면 간식을 좀 더 푸짐하게 또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고 모구모구를 먹으려면 간식을 조금 포기해야했죠 ㅋㅋ 한 번 먹어보고는 너무 맛있어서

항상 간식 고르는 시간에 모구모구를 탐냈었어요 ㅋㅋ 아니면 모구모구가 할인하는 기간에 자주 사먹거나 ㅎㅎ 추억이 새록새록.

 

 

 

모구모구 맛은 검색해보니까 8가지 정도 되는거 같네요. 올리브영에서 제가 본 건 4가지 맛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포도맛만 고집했죠. 포도맛이 제일 맛있쪙 ㅋㅋ 달다구리~~ 그리고 무엇보다 안에 들어있는

나타 데 코코(코코넛을 젤리 형태로 가공한 필리핀 요리)가 너무 오동통한 게 씹히는 맛이 좋아서 모구모구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ㅋㅋ 젤리 좋아하시면 꼭 마셔보세요!!

 

 

 

일화로 들어가자면, 저는 집근처 대학로 입구 쪽에 있는 올리브영에서 아르바이트했었어요. 그날도 아침부터 다른 알바생 언니와 함께 물류를 까고 분류하고 진열하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열심히 분류하고 있는데 계산대 쪽에서 "괜찮으세요?"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무슨 일이지? 하고 가봤더니 한 학생 고객님이 호올스였나? 사탕류 하나를 계산하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계산대를 잡고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저도 괜찮으시냐고 물었는데 아무 대답도 못하시는 걸 보고 뭔가 심상치 않구나 느꼈죠... 아무 말을 안 하니 어디가 어떻게 안 좋고 아픈지 알 수가 없으니까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더 당황스러웠어요. 일단 언니가 사무실 안에서 앉을 수 있게 의자를 하나 가지고 나와서 앉혔어요. 저는 이 분이 왜 이러는지 아무 생각이 안 들어서 멘붕이었는데 언니가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혹시 저혈당 같은 거 아닐까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퍼즐이 맞춰졌죠. 사탕을 사려고 했잖아요 ㅠㅠ 아, 그랬구나... 싶었어요 ㅠㅠ

 

여기서 신의 한 수는 며칠 전 제 친구한테 들었던 얘기였어요. 오랜만에 응급구조사 친구를 만나서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그때가 배우 김주혁씨가 안타깝게 사망한 직후여서 한참 그 일로 떠들썩할 때였어요. 저도 친구와 그 이야기를 하다가 사망원인이 뭘까 여러 가지 추측을 하다가 친구가 저혈당 쇼크가 와도

그럴 수 있다는 얘기를 해줬어요. 당이 떨어지고 그게 심하면 기절을 할 수 있다고... 실제로 저혈당인 사람들이 차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두고 다니는 게 그 이유라고... 그러고 보니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았어요. 근데 진짜 급할 땐 사탕 같은 거 언제 녹여먹고 언제 흡수돼서 효과가 나타나겠냐고 하면서 진짜 빨리 효과를 보려면 오렌지 주스 만한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어디서 들은 적 있거든요. 오렌지 주스에 그렇게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고... 사탕을 녹여서 흡수시키는 것보다 액체인 음료수를 마시는 게 더 흡수가 빠르다고...

 

 

 

 

친구가 해 준 이 말이 생각나서 바로 냉장 진열대로 갔어요. 아무리 봐도 오렌지 주스는 없었어요. 그래서 달달한 걸 찾자. 눈을 데굴데굴 굴렸죠. 워터젤리, 두유, 깔라만씨.... 갑자기 찾으려고 하니 하나같이 안 달아 보이는 것들 뿐이더라고요. 하지만 금방 모구모구에서 눈이 멈췄어요. 그래, 이거다!! 모구모구는 달아서 살찌는 맛이잖아!! 바아로 그 자리에서 따서 이거 좀 마셔보라고 줬어요. 그 와중에 내가 좋아하는 포도맛으로 헤헷. 조금 마시고 잠시 쉬시더니 이제 좀 괜찮아졌다고 돈 지불하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막무가내로 그냥 따서 준 거니까 돈을 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괜찮다고 제가 그냥 드리는 거라고 말씀드렸죠. 그리곤 감사하다고 하고 떠났는데 계속 걱정되긴 했어요..ㅠㅠ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분이 다시 매장에 찾아오셨어요. 어제 너무 고마웠다고... 던킨 도너츠 한 상자 사서 오셨더라고요 ㅠㅠㅠㅠㅠ 던킨 도너츠도 너무 감사했지만 저는 그냥 인사하러 다시 와주신 게 너무 고마웠어요 ㅠㅠ 다행히 괜찮아 보이시더라고요. 그 일을 계기로 뭔가 친해지고 싶기도 했지만 그 당시에는 그냥 어영부영하다 안부 인사만 하고 선물만 받고 끝나버렸어요 ㅠㅠ 

 

그때 일을 너무 자세하게 써버려서 그 분이 이 글을 볼 일 없겠지만 보신다면 아마 바로 알아차리실 것 같네요 ㅋㅋ 꼭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아무쪼록 그 때 친구랑 그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더라면 전 아마 그 때 아무것도 못했을 거예요. 그냥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고만 있었겠죠. 응급구조사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제가 멋진 친구를 뒀네요 ㅋㅋ 

 

이렇게 모구모구 포도맛을 볼 때면 전 이 날이 기억난답니다. 누군가 힘들 때 도움이 되어줬다는 게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그래서 모구모구 포도맛만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져요 ㅎㅎ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