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교적 어릴 때부터 향기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향수를 샀던 게 중학생 때였어요. 그때 샀던 향수는 물론 고급 향수는 아니었고 저렴한 향수였겠죠. 외관이나 이름은 생각 안나지만 향만은 생생히 기억이 나요. 지금은 돈을 준다고 해도 안쓸 향이지만 그땐 그게 어른의 향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ㅎㅎ 베이비 파우더 향이었는데 물론 베이비파우더 향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많이 사용하겠지만 제가 샀던 그 향수는 너무 향이 강해서 코를 찌르는 향이었어요. 그리고 베이비 파우더 향은 제 취향이 아니어서 지금은 오히려 싫어하는 향인데 어릴 땐 그냥 향보단 어른 흉내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점점 은은한 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기 시작했어요. 어른들이 쓰는 향수의 향은 너무 독하다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향 자체도 향수의 향들은 거의 인위적인 향들이잖아요. 저는 그런 것들보다 그저 좋은 냄새가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은은하고 상큼한 향을 찾았어요. 그래서 얻은 해답은 섬유탈취제였죠. 지금은 가까운 올리브영에만 가도 갖가지 섬유향수, 섬유탈취제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어서 학생들이 많이 사는 걸 볼 수 있지만 제가 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섬유탈취제라고 하면
페브리즈 정도가 다였어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저도 인터넷으로 시향도 안 해본 탈취제를 사는 모험을 하곤 했죠. 어쨌든 향수는 향기도 인위적이고 강하지만 섬유탈취제는 향기 자체도 빨래향이나 꽃향기? 등 비교적 은은한 향들이고 향수에 비해 인위적인 느낌도 덜했어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에는 주로 섬유탈취제를 뿌리고 다녔어요. 하지만 역시 섬유탈취제는 뿌리고 잠깐만 향이 나고는 지속력이 떨어지니까 향이 오래가면서 은은한 향이 없을까.. 계속해서 찾아다니게 되었죠.
제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특이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계속 생소한 향?을 찾더라구요. 어디선가 맡아본 적 있는 향, 대중적인 향 이런 향들에는 취미가 없었어요. 맡아본 적 없는, 누구나 쓰지 않을 법한, 나만 알고 있는 향 같은 그런 나만의 향을 찾고 싶었어요.
한 번은 복숭아 향을 찾고 싶어서 빠져 있었던 때도 있었는데 향수 가게에 가서 복숭아 향이 나는 향수를 달라고 했더니 랑방 에끌라드 아르페쥬를 주더라고요. ㅋㅋ 저는 그때 고등학생의 순수했던 생각으로 그 향수를 준 사람의 코가 잘못된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은 복숭아 향을 맡아본 적이 없는 걸까..? 이러면서 ㅋㅋ 에끌라드 아르페쥬하면 복숭아 향으로 유명하죠. 사실 지금도 쫌 모르겠어요 전..ㅋㅋ 아무튼 고등학생인 제가 생각한 복숭아 향은 진짜 과일 복숭아에서 나는 달달한 향긋한 과즙 향인데 그걸 생각하고 아르페쥬를 뿌렸을 때의 그 어이없음이란... ㅋㅋㅋㅋ
그때 샀던 아르페쥬 아직도 집에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너무 충격 먹어서 복숭아 향을 찾는 걸 약간 포기했었죠. 이게 복숭아 향이면 내가 더 이상 찾아본들 다 이런 향이겠구나 싶어서... 그러다 인위적이긴 했지만 복숭아 향에 가까운 향의 섬유향수를 찾게 돼서 그걸로 복숭아 향을 찾는 건 그만두게 됐어요.
그러다 대학생이 되고 나이가 들수록 이제 섬유탈취제 보단 향수로 흥미가 옮겨지고 있네요 ㅠㅠ 나이가 들수록 취향이 바뀐다더니 그 짝이잖아 ㅋㅋㅋㅋ 화장이 진해지는 것처럼 향수도 점점 더 진한 향을 찾게 되는 걸까요 ㅠㅠ 우디 한 향은 40대 이상이 쓰는 향수라고 생각해서 관심도 안 가졌었는데 이제는 우디 한 향을 찾고 있으니... 사람마다 향에 대한 취향이 다른 것도 신기하지만 한 사람의 취향이 계속해서 바뀌는 것도 신기한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향을 찾아도 평생 한 가지 향수에 정착은 못 할 것 같아요. 세상에 향수는 많고 계속해서 이것저것 써보고 싶잖아요 ㅋㅋㅋㅋ
여러분은 인생 향수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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