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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도시농부] 오이 흰가루병 마요네즈로 치료하는 방법

by 유포리아아 202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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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카네이션을 사러 나갔다가 오이 모종도 함께 사왔어요. 그 날 바로 심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잎파리에 흰색 곰팡이가 핀 것처럼 하얗게 변했어요. 오이를 처음 키워봐서 잘 모르겠지만 뭔가 병이 생긴 거 같아서 검색해보니까 흰가루병이라는 거더라고요. 아주 흔한 병인 것 같아요. 오이뿐만 아니라 호박, 장미, 수국 등에도 생긴데요.  

 

흰가루병은 곰팡이 질병이고 주로 18~25도 사이의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그리고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하거나 잎과 덩굴이 복잡하게 얽혀 통풍이 불량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해요. 일단 감염되면 대기 중의 습도 조건에 관계없이 식물의 표면 위로 계속 퍼져나가는 등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대요.

 

 

 

흰가루병은 자기 숙주의 영양분을 빼앗고, 광합성을 줄이며, 호흡과 증산을 증가시켜 성장을 저해하며 때로는 20~40%까지 수확량을 줄인다고 하니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죠. 그냥 옥상 텃밭에 소소하게 키우는 거라 약을 치고 싶지는 않고...ㅠㅠ 그러던 중 친환경 약제로 난황유를 직접 만들어서 뿌리면 된다는 글을 봤어요. 

 

직접 만드는 거면 쫌 번거롭겠거니 했는데 아주 간단하더라고요. 그냥 물에 마요네즈만 타서 마요네즈 물을 잎에 분사해주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니 마요네즈의 양이 중요하겠죠.

 

예방 목적일 때와 치료 목적일 때의 마요네즈 함량을 달리해서 만들어야 하는데요, 예방목적일 경우 물 100ml당 0.38g을 배합하여 만드는 것이 좋고 10~14일 간격으로 살포하면 된다고 합니다. 치료 목적이라면 물 100ml당 0.64g을 배합하여 5~7일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살포하면 좋다고 하네요. 

 

 

저울이 없어서 눈대중으로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기름 성분이다 보니 마요네즈 함량이 많아지면 잎의 기공을 막아서 고사할 수도 있다고 해요. 저울 있는 분들은 꼭 저울 사용해서 필요한 양만 사용하세요~

 

처음에 뜨거운 물 조금만 넣어서 먼저 녹인 다음 물을 추가로 넣어서 완성했어요. 근데 뜨거운 물에도 생각보다 잘 안 풀어지더라고요. 뚜껑있는 페트병 같은 거에 넣어서 뚜껑 닫고 막 흔드는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5월 21일에 찍은 비포 사진이에요. 확실히 새로 나오는 잎은 비교적 깨끗한데 원래 있던 잎은 심해서 밀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아요. 벌써 새로 나온 잎도 전염되어 조금씩 흰가루 무늬가 생기는 것 같아 두고 볼 수가 없네요. 얼른 뿌려야지.

 

중요한 포인트! 난황유는 식물체에 직접 닿지 않으면 효과가 없으니 잎에 직접 충분히 골고루 살포해주어야 합니다!

 

기름기 있는 물을 분사기에 넣어서 사용하면 씻기도 힘들 것 같고 혹시 안 풀어진 마요네즈 덩어리가 분사구에 막혀서 문제가 되진 않을까 싶어서 분사기에 넣어서 사용하진 않았고요, 붓으로 잎을 쓸어주고 싶어서 염색할 때 쓰는 빗 새 거를 가지고 할려고 했는데 염색빗의 붓 부분이 너무 억세서 차마 쓸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쓰는 건 포기하고 그냥 공중에서 탁탁 튕궈서 잎에 묻을 수 있도록 해줬어요.

 

황난유 뿌리는 영상.mp4
9.07MB

 

 

다 뿌리고 난 직후의 모습입니다. 뿌리기만 했는데도 뭔가 바로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그냥 젖어서 그런걸수도 있으니 잠시 후 마르고 난 뒤에 다시 찍은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약 4시간 뒤 마르고 난 뒤 사진입니다. 솔직히 한번만으로 이렇게 좋아질거라 기대 안했는데 티나게 좋아져서 너무 좋네요. 하지만 아주 말끔히 없어진 모습은 아니니 5일 정도 뒤에 다시 한번 더 뿌리기로 했습니다.

 

5일 후 5월 26일. 뿌리기 전 모습. 이미 많이 좋아지기도 했고 흰가루병이 많이 없어져서 그런지 5일만에 성장도 많이 했어요 ㅎㅎ

 

 

뿌리고 난 직후 모습. 이번에는 뿌리를 뽑고자 부드러운 칫솔에 마요네즈물을 묻혀서 잎을 쓸어줬어요. 확실히 더 골고루 완벽하게 묻힐 수 있었어요. 

 

 

약 8시간 뒤 마르고 난 후 모습. 아주 깨끗하죠? 마요네즈물로 두 번만에 정상적인 오이 잎으로 돌아왔어요. 

 

 

전과 후를 비교해보니 아주 확연한 차이를 보이네요. 물에 마요네즈만 풀어서 뿌리면 된다기에 의심이 컸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농약을 칠 필요가 없네요. 

 

흰가루병을 앓고 있는 작물이 있는데 농약이 부담스럽다면 마요네즈를 한 번 활용해보세요!!

 

++++ 추가 ++++

 

여러분... 큰일났어요. 제가 아주 바보같은 실수를 해서 오이 흰가루병이 다시 번졌어요. 아니지, 번진게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흰가루병이 나은 적이 없었던거예요!!!!! 이럴수가... 관련해서 글을 새로 썼으니 확인해주세요 ㅠㅠ

 

2021.06.07 - [일상 이야기] - [도시농부] 오이 흰가루병 다시 번지는 이유, 마요네즈로 치료하기

 

[도시농부] 오이 흰가루병 다시 번지는 이유, 마요네즈로 치료하기

모종 사서 심은 오이에 흰가루병이 나서 마요네즈로 난황유 만들어서 치료하는 과정을 지난 글에서 보여드렸는데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완치됐다고 생각했는데 흰가루병이 다시 번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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